쿠크다스 멜랑쥬

[서울/성수 맛집] 바위파스타바 성수본점 - 생면 파스타 오마카세 예약 및 후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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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수 맛집] 바위파스타바 성수본점 - 생면 파스타 오마카세 예약 및 후기

쿠크다스 멜랑쥬 2023. 7. 2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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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약이 정말 힘들다는 바위 파스타바 성수 본점...! 

한 2020년 부터 꼭 가봐야겠다라고는 하고는 번번히 똥손 이슈로 예약에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티케팅에 도가 튼 지인 찬스로 어찌저찌 다녀오게 되었다. 기대 만빵 +_+

미리보는 한줄평

바위 파스타바가 미슐랭을 못받은 이유는 미슐랭 직원이 예약을 성공하지 못해서일 것이다. 

 


바위 파스타바 (Bawi Pastar Bar)

생면 파스타 오마카세 전문점

[가격]
1인 11만원 +a (주류(필수) 별도)
주류가격 : 11만원부터 (레드/화이트/스파클링) 
[이용시간]

디너only : 1부 18:00~20:15 2부 20:45~23:00
매주 일,월 휴무
[위치 및 주차]
성수역 3번 출구 도보 15분
주차공간 없음
[예약]
캐치 테이블 only (하단 링크 참조)
 

바위파스타바 성수본점

예약제로 운영되는 여덟석 규모의 파스타바

app.catchtable.co.kr


바위 파스타바는 생면 파스타 전문점으로 가는 사람마다 맛집이라고 극찬을 하지만, 하루에 8팀만 받고 only 예약제라서 관심이 없다면 알기 힘들다. 다만 알아도 가기 쉽지 않다는 것이 함정... 예약은 캐치테이블에서만 받고 매월 15/30일에 다음달 예약이 한번에 열린다. 
지인의 예약 꿀팁은 표준시간 사이트가 서버시간 끌어오는 지연시간이 있어서 살짝 더 빨리 클릭해야한다고 하드라...

우리는 토요일 디너 1부 예약에 성공해서 (어떻게 성공했지) 오후 6:00까지 식당에 도착해야 했다. 15분 이상 늦으면 자동적으로 취소 처리되니 유의해야 한다. 매정할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4팀 음식이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다른 손님들을 배려해야 해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식당은 성수동 골목길 한가운데에 있다. 흔하디 흔한 골목길이기 때문에 주변 뷰는 그저 그렇다. 골목길이기 때문에 주변에 주차공간이 없어서 대부분이 걸어오거나 택시타고 왔다. 우리가 한 20분정도 일찍 도착했는데 한창 준비중이셔서 들어가서 대기하지는 못했고 5분전부터 문을 열고 접객해주셨다.

식당 입구. 생각보다 작다

예약자 성함을 말하고 들어가면 8명만 앉을 수 있는 바(bar)형태의 식당이라 가게 내부는 협소한 편이다. 다만 그만큼 조용하고 안락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바 구조는 'ㄱ'자 형태로 되어있고 오픈주방이라 앉아서 요리들을 어떻게 하는지 실시간으로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우리는 가장 구석자리에 앉았는데 요리를 측면에서 봐야해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자리에 앉으면 물 또는 탄산수를 물어보신다. 물은 공짜지만 탄산수는 8000원이다. 이왕 온김에 탄산수를 선택해보앗는데 엄청 큰 탄산수 병을 가지고 오시더니 잔 비워질때마다 소믈리에 분이 오셔서 채워주신다. (개인적으로는 미식가 아니면 탄산수 비추 - 배가 부르다,,)

식탁 위에는 오늘의 메뉴 리스트와 와인리스트가 놓여져 있다. 주류는 필수이기때문에 꼭 한병을 구매해야하는데 금액대가 10만원대부터 시작한다. 성수 본점은 해산물을 위주로 요리를 하기 때문에 소믈리에분께서 보통 화이트 와인이나 스파클링을 추천해주신다. 

오늘의 메뉴 리스트
와인 리스트 레드,화이트,스파클링

도수는 12도~13도 근처로 비슷비슷하다. 우리는 스파클링에서 가장 위에 있는 Mangin을 선택했다 (14.1만원). 다먹고 드는 생각이지만 양이 꽤 되므로 탄산 있는 스파클링 보다는 화이트 와인을 추천한다. 전반적으로 알콜향이 강하지 않고 부드러워서 꽤 고심해서 리스트를 추렸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와인은 소믈리에분이 잔 상태를 파악하고 채워주신 후 병은 칠링해주신다.

식전주로 한모금 하고 있으면 인원수에 맞게 셰프님이 요리를 세팅해주신다. 메뉴는 나올때 마다 셰프님께서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 오늘의 메뉴를 잠깐 다시 보자면,

갑오징어, 김, 그린 올리브
광어, 레몬, 다시마
캐비어, 부추
24개월 숙성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자연 방목 유정란, 아스파라거스, 완두
전복, 여름 두릅
어란, 해삼내장
한우 양지살, 30개월 숙성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윈터 트러플, 40개월 숙성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자두, 유기농 우유

신기하게 메뉴이름보다는 메뉴에 들어가는 원재료들을 적어놓았다. 덕분에 어떤 요리가 나올지 궁금해서 기대하는 맛이 있다. 메뉴를 미리 알아도 좋았겠지만 기다리는 동안 재료들을 보고 어떤 요리가 나올지 상상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리고 뭔가 인스타 갬성이야...☆)


첫번째 요리
갑오징어, 김, 그린 올리브

갑오징어를 얇게 저며 파스타 면처럼 만들었다. 아래는 김과 올리브로 소스를 만들었고 위에는 먹태를 얇게 썰어서 올려놓았다. 첫 번째 메뉴부터 정말 궁금했는데 갑오징어가 면으로 나오는 것 부터 예측을 하지 못했다 ㅎ... 생각보다 갑오징어가 쫄깃한 파스타면의 식감을 잘 대체해주었고 김 소스가 정말 짭조름하게 맛있었다. 뭔가 평소에 맛보지 못한 새로운 맛을 느끼면 소름이 살짝 돋는데 첫번째 음식부터 그런 느낌이 들었다. 김 관련 요리를 자주 먹지 않는 한 굉장히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 요리
광어,레몬, 다시마

광어 순살을 튀겨서 다시마 가루를 올린 레몬소스와 함께 나왔다. 광어 순살이 정말 부드러웠고 레몬소스와도 잘 어울려져 맛있었다. 다만 다시마의 향은 잘 느껴지지 않았고 광어 튀김도 명절날 먹는 생선튀김과 비슷해서 그런지 감동을 덜했다. 그래도 명절 튀김과는 비교도 못하게 굉장히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다.

중간에 준비하시는 장면 찰칵

세번째 요리
캐비어, 부추

부추소스와 파스타, 그 위를 캐비어로 마무리해주셨다. 먹기전에 캐비어만 먼저 시식을 권해주셨다. 요리는 우리가 아는 흔한 파스타지만 부추의 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면서 캐비어의 짭조름함이 적절하게 어우러 진다. 캐비어는 무려 "카비아리 캐비어"를 사용하신다.

이게 어떤 캐비어길래 호들갑을 떠는거냐고? 나도 잘 모른다. 한번 떨어봤다. 

네번째 요리
24개월 숙성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자연 방목 유정란, 아스파라거스, 완두

요것도 예측을 빗나간 요리가 나왔다. 일본식 계란찜에 24개월 숙성한 치즈를 넣어서 완두와 아스파라거스, 파로 토핑한 요리다. 가만보면 호불호가 갈릴만한 채소를 가지고 요리를 하는것 같기도 하다. 계란찜만 먹으면 심심할 수도 있는 식감을 완두와 아스파라거스가 적절히 잡아주었다.덕분에 계란의 부드러움과 아스파라거스의 채소맛(?)과 식감, 은은하게 펴지는 치즈의 향이 굉장히 조화로웠다. 기대안했는데, 꽤 맛있게 먹어서 인상 깊은 요리였다. 치즈는 숙성할 수록 향이 강해지는데 24개월 숙성 치즈는 아직 향이 많이 강하지 않아 계란과 아스파라거스 본연의 향을 방해하지 않았다.

 

다섯번째 요리
전복, 여름 두릅

넓은 파스타면에 전복을 저며 어린 두릅과 함께 올려주셨다. 전반적으로 요리가 짭조름해서 스파클링 보다는 화이트 와인이 더 어울릴 것 같았다. 이 요리도 전복의 짭조름한 맛을 두릅이 살짝 잡아주었다. 전복도 굉장히 부드러워서 전복만으로도 맛있게 먹었다.

준비중이던 요리

 

여섯번째 요리
어란,해삼내장

어란과 해삼 내장을 계란에 녹여 소스로 만들었고 아래 소스와 충분히 비벼서 먹으라고 하셨다. 아차, 나는 해삼 내장을 별로 안좋아한다. 어렸을때 할머니댁에서 억지로 먹다가 토한 해산물중 하나라 그런지 거부감이 조금 들었다. 하지만 고급진 요리를 정성스레 요리하면 맛있는 법, 눈 딱 감고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그냥 게의 내장과 비슷한 정도? 조금더 바다향이 나고 담백함과 짭조름함이 일품이었다. 식감도 약간 꾸덕해서 너무 내 취향이었다. 

 

일곱번째 요리
한우 양지살, 30개월 숙성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만두국같은 비쥬얼이다. 고기 육수에 양지살을 소로 하여금 토르텔리니를 만들어 주셨다. 토르텔리니는 이탈리아 파스타 종류중 하나로 그냥 만두형 파스타다. 고기는 진하게 우려서 담백한 맛이 좋았는데 이번에는 30개월 치즈를 넣어서 그런지 치즈향이 좀 더 강하게 났다. 살짝 느끼할 수도 있는 조합이라 생각한다. 나는 치즈를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굉장히 맛있게 먹었고, 치즈하면 와인이기 때문에 왜 주인장이 와인 필수 주문이라 했는지 알겠다는 요리였다. 

 

여덟번째 요리
서비스 요리(!)

 

메뉴판에 없던 요리를 내어주셨다 (!). 구운 소고기에 각종 볶은 야채와 옥수수알 같은 파스타 요리다. 해산물만 먹다가 구운 고기를 먹으니 정말 반가우면서도 맛있엇다. 파스타는 병아리 콩처럼 생겨서는 쫀득쫀득하니 맛있었다. 굳이 따지자면 작은 옹심이....? 나도 꽤 많이 먹는편이지만 여기서부터 슬슬 배가 차기 시작했다.

 

아홉번째 요리
윈터 트러플, 40개월 숙성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드디어 마지막 파스타 요리다. 치즈와 계란을 섞은 소스와 파스타, 그 위를 생 윈터 트러플로 마무리 해주셨다. 평소에 알던 트러플은 오일이나 가루나 굉장히 적은 양으로도 강한 향을 냈는데 이 트러플은 생 트러플이라 향이 그렇게 강하지 않았다. 가장 오랜기간 숙성시킨 치즈라 굉장히 치즈향이 강했고 계란과 함께 꾸덕한 식감과 함께 이탈리아 정통(?) 까르보나라 형태였다. 치즈향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치즈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면 호불호가 갈릴 수도. 트러플과 함께 먹어도 트러플 향이 강하지 않고 적당히 사각거리는 식감과 함께 먹을 수 있었다. 치즈 JMT

 

후식
자두, 유기농 우유

자두를 작게 깍둑 썰어서 아래 푸딩과 함께 먹는 디저트다. 위에는 작은 민트로 마무리 해서 먹기 아까운 모양새였다. 자두도 굉장히 달고 맛있어서 그 전의 느끼함을 완전히 날려주었다. 아무리 배가 불러도 디저트 배는 따로 있다는 것을 알려주셨다. 


 

이런요리들은 어떻게 만드는 건지 참 신기하다. 오마카세 형식에 저런 메뉴판을 만든다는 거면 매번 다른 메뉴의 조합을 선보인다는 것인데, 메뉴 구상부터 선정, 조합+와인 리스트까지 신경을 많이 썼음을 알 수 있다. 인당 11만원의 거금에 와인까지 2인 기본 35만원은 생각하고 가야하지만, 그러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여러번(돈만 많다면!) 가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만족했고 또 그러니까 사람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예약이 빡센게 아닐까. 

나에게는 잊지 못할 저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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